출생아 100명 중 2.1명이 혼외(婚外) 출산이다.
26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전년보다 3.3%(320명) 늘어난 9천959명이다.
해당 통계를 낸 1981년 이래 가장 많았다. 종전 최대치인 1981년의 9천741명을 웃돌며 1만명에 다가선 것이다. 지난 9년간 해마다 늘었다는 점에서 올해는 1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혼외 출산 증가 배경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결혼관에 다소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혼외 출산에 대한 사회인식의 변화와 불법 낙태를 줄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이 미혼모지만 개중에는 유럽에서 보편화한 동거 출산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연간 전체 출생아에서 혼외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추세적으로 높아졌다.
역대 최저였던 1997년 0.63%에서 2002년 1%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7~2010년 1.58%, 1.80%, 1.95%, 2.05%에 이어 작년에는 2.11%로 올라섰다.
혼외 출생아 증가 흐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뚜렷하다.
OECD 가족통계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1980년 11% 수
준에서 2009년 36.3%로 높아졌다.
2009년 기준으로 스페인(31.7%), 독일(32.1%), 미국(2007년 38.5%) 등이 30%대, 네덜란드(41.2%), 영국(45.4%) 등이 40%대였다. 프랑스(52.6%), 스웨덴(54.7%), 멕시코(55.1%), 아이슬란드(64.1%)처럼 출생아의 절반 이상이 혼외 출산인 곳도 많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제일 낮았고 일본(2007년 2.0%)이 그다음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철 연구위원은 “미혼율 상승과 초 저출산에 대응하려면 우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정책으로 결혼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그다음으로 주요국의 추세인 혼외 출산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미혼모나 동거 형태 가정의 혼외 출산도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