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정치학자, 대기업 개발자들이 '중고'에 꽂혔다

2012-08-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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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미국 MBA 출신의 해외파 경영 컨설턴트, 하버드대 출신에 서울대 초빙교수를 역임한 정치학자, 예일대를 거쳐 UCLA 로스쿨을 나온 국제변호사, LG CNS를 시작으로 일본 최대 쇼핑몰 라쿠텐과 NHN에서 개발경력을 쌓은 일급 개발자.

어디 한 곳 빠질 데가 없는 스펙의 전문가들이 '중고'에 꽂혔다.

그런데 언뜻 보면 거창한 회사도 아니고 거대한 프로젝트도 아닌 5명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게다가 억대 연봉도 안 부럽던 이들의 현재 연봉은 어지간한 기업의 대졸 초임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이들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새롭게 도전한 분야는 '헬로마켓'이라는 개인간 온라인 중고 장터다.

이들에 따르면 개인간 온라인 중고 장터는 세계적 트렌드인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 혹은 '공유경제'의 한 흐름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지난해 4월 기사를 통해 언급한 공유경제의 내용은 이렇다.

기업들의 끊임없는 신제품 생산과 프로모션 행위를 통해 사람들은 점점 많은 물건을 구매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잠깐 사용하다가 대부분 처박아 두게 된다.

이런 잉여의 소비를 계속하다 보니 아무리 넉넉하게 벌고 있어도 적자는 생기게 마련이다.

때문에 결국 지금 자신에게 필요 없는 것을 남들과 나눠서 쓰거나 판매를 해 지출비용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것.

즉 자연스럽게 '내것 네것 나누기' 성격을 가진 서비스가 등장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행 등으로 과거 '기업'에 집중돼 있던 힘이 점점 '개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이들의 창업에 한몫 했다.

비슷한 형태의 성공 사례들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가장 성공적인 공유경제 서비스로 알려진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는 철저하게 개인간 거래(P2P)로 이뤄지고 흔한 배너 광고도 없다.

지역 카테고리와 회원이 올려놓은 물품 리스트만 존재하며 회원들이 직접 자유롭게 e메일을 주고 받으며 거래한다.

하지만 크레이그리스트의 기업가치는 트위터와 동일한 30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르고, 미국에서만 월 순방문자가 약 6200만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 카페 중의 하나인 '중고나라'는 약 900만 회원을 자랑하며 회원간 엄청난 양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상 개인간 중고 거래는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

신뢰성 확보 및 사기 방지, 법적으로 허용이 안 되는 물품 거래의 방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공유경제 서비스 분야에는 단순한 상거래 커머스 전문가가 아닌 경제·법률적인 이슈로부터 개인들의 심리, 사회문화적 맥락까지 읽어내는 등 다양한 분야의 맨파워가 필요하다.

결국 헬로마켓 '엄친아'들의 맨파워는 기존 온라인 중고 장터를 위협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들이 만든 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인 '헬로마켓'은 서비스 시작 10개월 만에 순수 개인간 거래로만 16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후국 대표는 "우리도 결국 사업을 하기에 목표는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하고 편리한 중고 장터 구축, 더 나아가 개인간 거래를 통해 공유경제 자체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헬로마켓의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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