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17개 유로존 국가들 중에서 스페인 등 6개국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고 있다"며 "미국 경제도 힘겨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브라질도 더 이상 다른 나라 경제를 돌아볼 여건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세계적인 경제 악화의 주 원인은 세계화(Globalization)에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해온 자본, 상품, 노동력의 국경 없는 이동이 오히려 경기 악화기에는 전염도 쉽다는 지적이다. 즉 유럽 경기가 좋지 않으면 중국 공장에 들어오던 주문이 떨어지고, 이어서 중국이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던 철 등 원자재 상품 수요가 뚝 떨어지게 됐다. 경기여파가 글로벌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 2009년 마이너스 0.6% 이후 가장 낮은 3.5%로 낮추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1% 이하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브라질, 한국 및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유럽의 지도자들도 그동안 강조해온 예산감축 등 긴축기조에서 벗어나 성장기조로 정책방향을 바꿨다.
중국 정부도 최근 경제가 너무 급속도로 냉각되지 않도록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 발전 속도가 느려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유럽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주식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 채무위기와 미국의 경제통계나 지표에 대한 정보가 나올 때마다 출렁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자동차, 기술기업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기업들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금융과 IT분야의 선방으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3, 4분기 실적은 불안하다.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미국 경제도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데 아주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외부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중앙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시장에 현금을 푸는 양적완화를 단행했지만, 3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경제는 올해 약 1.9% 경제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 경제성장의 약 43%를 차지하는 수출도 2009년 6월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끝난 시점 이후에도 계속 부진한 실정이다.
소비자 신뢰도도 지난 4개월 연속해서 하락했다. 실업률은 낮아지지 않고 소득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기업들도 정부가 과세 제도나 세율을 바꾼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이야기가 나오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얼마나 해야할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위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AP통신은 밝혔다.
AP통신은 그리스, 포르투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이미 경기 침체를 겪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꽤 잘 해왔으나 앞으로 성장률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