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글로벌 어닝시즌이 시작됐으나 부진한 기업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2·4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했으나 반도체 업체 등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증시 전반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의 2분기 영업이익까지 역성장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12월 결산법인 대상, 컨센서스 추정기관 1곳 이상)은 29조313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5%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30조506억원으로 지난 4분기 대비 45.91%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분기들어 역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지속된 이익모멘텀 둔화 추세는 글로벌 경기둔화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 하향조정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세계적으로 기업이익의 감익 국면에 위치해있어 오히려 글로벌 이익의 하향조정폭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 들어서 미국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향후 3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부담이 글로벌 기업이익보다 후행적으로 유발될 수 있다”며 “결국 국내 기업이익은 당분간 하향조정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하반기 산업여건이 상반기에 비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업종별 단체와 공동으로 ‘2012년 하반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종이 불황이 지속될 것이나 정보통신과 기계업종이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정보통신의 경우 런던올림픽과 올해말 아날로그방송 종료의 효과로 디지털 TV 및 디스플레이패널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유로존 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중화권업체와의 판매경쟁, 특허경쟁 등은 호조세를 이어가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업종의 경우 유로존 위기로 유럽연합(EU)지역 수출은 다소 둔화될 수 있으나 미국, 중국,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수출은 상반기 대비 11.8%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도 상승세를 이어가 3.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실적 바닥이 확인 가능한 업종에 대한 역발상 대응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주식시장은 박스권내 변동성 장세를 염두에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통위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1800선 아래에서는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기 때문에 저가매수세를 기대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닝시즌이라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이고 향후 유로존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판단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약세도 탄력적인 상승도 어려운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저가매수세 유입이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높일 것이며, 1800대 후반까지 반등하면 경기 둔화 우려로 매물이 출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럽 상황이나 글로벌 매크로 여건, 기업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장 탄력적인 상승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나 시장을 압박하는 불안요인이 새롭지 않다는 판단 하에 1800선 부근에서는 점진적인 비중확대를 견지한다”며 “특히 유사 악재에 의한 하방 변동성은 바닥권 강화 시그널로 받아들여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더라도 일부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