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이상 기온은 장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찾아오는 장마 동안에는 평균 300~400mm 이상의 비가 내린다.
장마철에는 고온 다습한 기후로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 바이러스성 질환과 전염성 질환이 빈번히 발생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로 인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자칫 건강을 잃기 쉽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 기간은 평년보다 최대 2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 바이러스로 인한 안질환 발병 주의
11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감염병 신고자는 9만8000여명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10년 13만 명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지만 2000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체 중 가장 예민한 부위인 눈은 외부로 노출돼 있고 감염에 취약하다.
장마철에 기승을 부리는 대표적 안질환인 '급성출혈성결막염(아폴로 눈병)'은 ‘엔테로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며 일반적으로 8시간에서 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눈곱이 많이 끼고 눈이 충혈되며 밝은 빛을 보면 눈이 쑤시는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유행성각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콘택트렌즈착용자들의 세심한 렌즈 관리도 필요하다.
콘택트렌즈의 특성상 세균의 침투가 쉽고, 오염 물질이 들어간 경우 렌즈 속에 고인 채로 각막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유행성각결막염의 경우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눈에 이물감을 느끼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만큼 초기에 치료 받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 수인성 전염병…위생 관리 필수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각종 전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음료수를 통해 전염되는 각종 수인성전염병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 수인성 전염병으로는 '장티푸스'로 보균자의 대소변으로부터 나온 균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먹었을 때 주로 발생한다.
급성 대장염을 일으키며 오염된 물과 음식물 등을 통해 전파되고 아주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세균성 이질'에도 주의해야 한다.
면역 체계가 약한 4세 이하 어린이와 60세 이상 노인에게 특히 발병률이 높다.
80~90%에 이르는 장마철 습도는 땀과 피지의 분비를 활성화시켜 유분기가 많아지고 평소보다 피부에 먼지가 잘 달라붙는 등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피부트러블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피부가 빗물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피부질환은 ‘접촉성 피부염’이다.
어린이들에게 흔히 발병하는 대표적인 장마 질환은 황색포도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농가진’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장마철에도 자외선의 70~80%는 피부에 전달되기 때문에 외출시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써야한다.
피부백선이라고도 불리는 ‘무좀’도 장마철과 같이 고온다습한 계절이 되면 발병하거나 재발하기 쉽다.
무좀균은 감염성질환이기 때문에 자꾸 손으로 만지면 손이나 다른 부위에 전염된다.
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위장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가열되지 않은 상태의 음료수나 식품의 섭취가 증가해 식중독도 발생할 수 있다.
식중독의 주된 원인균으로는 포도상구균·비브리오균·대장균·살모넬라균 등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 세균에서 분비되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