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노블리제CC 전경 <가산노블리제CC 홈페이지 캡처> |
버젓한 27홀 회원제골프장이 7개월째 문을 닫고 있다. 대부분 직원들은 다른 일터를 찾아 나갔고, 코스내 잔디만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경기 포천의 가산노블리제CC 얘기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까지 관할 포천시에 세금을 내지 못했고 포천시는 체육시설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은 상태다. 이 골프장이 납부해야 할 세금은 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을 포함해 264억3700만원(도세 211억8000만원, 시세 27억6200만원, 국세 24억9500만원 등)에 달한다. 올해말에는 300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회원들은 “이제나 저제나”하며 개장을 기다리고 있으나 극적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9월 이전에 문을 열 가능성은 낮다.
이 골프장은 2006년 코리핸랜드라는 법인으로 출범할 당시부터 부실 소지를 안고 있었다. 금융권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와 타기업의 지급보증을 등에 업은 채 유진그룹의 유진건설에 시공을 맡겼다. 2007년부터 약 350명의 회원(18홀 기준)을 모집해 약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2010년 4월9일 개장시 내야할 등록세와 취득세를 제때 내지 못했고 급기야 대규모 체납사태로 발전한 것. 업계 전문가는 “그만한 회원을 모집하고도 세금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경영진이 무능했거나 회원권 분양대금을 다른 데에 썼다는 얘기밖에는 안된다”고 말한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유진건설은 이 골프장의 최대(약 900억원) 채권자가 됐다. 부실이 심화되자 골프장측은 지난해말 법원에 회생 신청을 냈고 포천시는 즉시항고하는 등 모두 12건의 소송과 심판이 걸려있다. 법원이 골프장측의 채무변제계획안에 대해 실효성을 인정할 경우 회생절차에 들어갈 수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유진건설은 실질적 주인이나, 골프장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형편이 아닌 상황이다. 세금을 납부해 골프장을 정상화시키더라도 입회금 반환신청이 몰릴 경우 또한번 장애물에 부딪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골프장과 KB신탁간에 체결된 신탁부동산 약정이 끝나는 오는 9월4일이전까지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 골프장 휴장 사태가 두 달은 더 갈 것이라는 얘기다. 그 때에는 유진건설이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가산노블리제CC는 자기자본은 거의 들이지 않은채 ‘PF-지급보증-과다분양’으로 문을 열어 회원들에게 피해를 준 전형적 사례”라며 “채권자와 회원들이 협의해 반값이라도 보상해준 후 퍼블릭골프장으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어보인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