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의 키를 쥔 한국전력공사와 지식경제부가 인상안 발표 이후, 산업계 등의 여론 악화를 너무 의식하면서 서로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정부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최근 평균 13.1%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지경부에 보고 했으나 전기위원회가 이를 반려하면서 수정안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전이 제출한 요금 인상안은 산업용 20%, 일반용 11.5%, 교육용 7%, 가로등용 22% 등 평균 13.1%의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평균 13.1%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내놓았지만 내부적으로는 평균 18% 정도 올려야 한다는 중지가 모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영업 적자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한전 소액주주들이 회사가 전기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김쌍수 전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월에 한전 소액주주 28명은 국가를 상대로 7조2028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때문에 이사회 등 눈치를 봐야 하는 한전은 지경부에서 용도별로 구체적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한전의 다른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폭은 한전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지경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먼저 사전 교감을 거쳐왔다”면서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한전이 빠른 시간안에 (전기요금 인상)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없다. 지경부는 절차대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결국 지경부가 변죽만 올리고 전기요금 인상의 공을 한전에 전적으로 넘기면서 여론의 질타를 한전이 뒤집어 쓰게 된 셈이다.
한편 한전은 2007년 2.1%, 2008년 4.5%, 2009년 3.9%, 2010년 3.5%의 전기요금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두 차례에 걸쳐 9.6% 인상했다. 전기요금이 1%인상되면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4600억원 가량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