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하반기 경제전망 “그리스 총선 봐야”

2012-06-04 08:28
  • 글자크기 설정

전문가,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있다 vs 없다 ‘팽팽’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하반기 경기회복론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발 악재 속에 글로벌경제가 불안에 휩싸이면서 국내 수출도 영향을 받고 있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0.4%감소한 472억 달러로, 3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경제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총선 후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도에 따라 국내 경기가 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존 위기재연 조짐 ‘모락모락’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한달 만에 0.2%포인트 내려 3.3%로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소(KDI) 역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춰 3.6%로 전망했다.

그리스·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로존의 위기재연 조짐이 나타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면 유럽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이 최대 208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유럽경제 침체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수입이 20% 줄어들면 대유럽 수출은 138억 달러 감소하고, 30% 축소되면 208억 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유럽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 외에도 중국 등을 경유하는 수출까지 포괄한 수치다.

특히 조선업이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의 유럽에 대한 수출 규모는 생산 대비 2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IT 등도 유럽 수출 비중이 높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유럽에 대한 수출은 557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 5552억 달러 중 약 10%를 차지했다.

◆국내 경제, 그리스 총선에 달려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제는 이달 17일 예정된 그리스 총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쏠리고 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경기도 이것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아 변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기자들과 가진 정례간담회에서 “6∼7월 대외적으로 많은 일이 예상되고, 그 결과에 따라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파국까지 치닫지 않겠지만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수석연구원도 “그리스 쪽에서 구제금융 위한 긴축 정책으로 가는 여론이 대세인 것 같다”며 “그러나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궤도밖의 결과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하반기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2년 하반기 그리스 디폴트에 이어 유로존 탈퇴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2012년 세계경제는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근 재정취약국으로 재정위기가 전염될 가능성 때문에 유로존 금융 불안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근 대외 경제 상황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때엔 저소비로 꾸준히 달리는 게 안전하고 합리적인 대처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총선 후에도 잇달아 예정된 유럽 정치일정 때문에 한동안 불안요인은 잠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 총선 후에도 유럽 재정위기가 자칫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며 “일례로, 7월 이후 EU 등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18일과 19일에는 G20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위기 해결책을 주요 의제로 상정된다. 19일과 20일에는 미 연준의 FOMC 회의가 열리고 28일과 29일에는 유럽 정상회담이 열린다. 7월 1일부터는 유럽연합이 이란 원유에 대한 전면적 금수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