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공정위 반박 자료 배포 취소 배경은?

2012-06-0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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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칼날’에 ‘울며 몸 낮춘’ 재계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재계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 발(發) ‘기업 때리기’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눈치보기’에 바빠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31일 ‘공정위, 시장경쟁 촉진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정위 업무인식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자료 미비를 이유로 돌연 연기했다.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던 조사는 공정거래 전문가 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로 “경쟁촉진 및 소비자 권리에 힘써야 할 공정위가 물가잡기나 동반성장 등에 집중하는 것은 기관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이나 결과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어 발표가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료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발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경련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최근 공정위를 비롯한 금융위, 동반성장위 등 기업에 대한 정부의 압박에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권혁세 금감원장은 전경련 경제정책위 회의에서 “대주주를 포함한 계열사와의 부당거래에 대한 검사와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재계가 이에 대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과도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열고 정치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제 재계 안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임기 말 기업 때리기’가 관행이라고 하지만 최근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의 압박은 과한 부분이 없지 않다”며 “일각에서는 임기 말 위기의식을 느낀 각 부처에서 ‘실적쌓기용’으로 기업들을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반면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의 원칙에 맞게 맡은 업무를 처리할 뿐”이라며 이 같은 재계의 불만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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