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정위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KTX 제작에 들어가는 수급자의 부품을 부당하게 취소하고 납기일도 넘기는 등 하도급법과 관련한 위법행위에 대해 법적 잣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현대로템이 인도 지하철 전동차 부품 등과 관련해 수급자를 상대로 하도급거래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수급자를 상대로 법에서 정한 납기일을 길게는 수 십일을 넘겨 물품을 수령했다가 불량을 꼬투리로 잡아 돌려보내는 등 원사업자로써의 공정거래를 위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현대로템 측은 “공정위 조사건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조사 내용에 대한 언급은 할 수 없다”며 “처분 결과도 말해 줄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에도 현대로템은 수급자에게 부당한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위법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75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김상준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대기업이 임금 및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될 경우 납품단가 인하를 통해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가 문제가 됐다”며 직권조사 배경을 설명했었다.
지난 2004년 4월 1일 KTX가 첫 개통한 후 현대로템은 국내기술력을 자랑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빈번한 고장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불거져왔다. 2010년 2월 현대로템이 코레일에 KTX산천 60량을 수주하면서 57건에 달하는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요 결함으로는 전동차의 운전 기기판 화면이 갑자기 꺼지는 '블랙스크린'과 레일패드, 선로 전환기, 분기기 등 선로에 들어가는 부품·설비의 부실 방치가 감사원의 지적 사항이었다.
한편 현대로템은 현재 인도 지하철 전동차 납품과 우크라이나 고속전동차 유지보수 계약 등 해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1년 인도 델리 ‘메트로 1기’ 사업을 출발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으며 델리 메트로 3기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업의 경우는 고속전동차 90량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건으로 지난 2010년 말 현대로템이 수주, 납품했으며 계약 기간 5년 7개월에 약 1억 달러(약 1150억원) 규모로 향후 공정위 제재를 받게되는 경우 대외 신인도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