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연이은 인수합병(M&A) 행보에 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은 이달 초 그랜드백화점을 사들인 데 이어 하이마트·전자랜드·웅진코웨이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추가 차입 없이 또 다른 M&A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수에 성공해도 롯데쇼핑의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금융권 및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신동빈 회장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성공하더라도 주력 기업인 롯데쇼핑의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롯데쇼핑은 그랜드백화점 2개 매장을 154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9일 웅진코웨이 1차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예비입찰서(LOI)를 제출했다.
이외에도 현재 하이마트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태다. 전자랜드 역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M&A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통 부문에서만 지난 2007년 네덜란드계 중국 대형마트인 CTA마크로 지분 취득을 시작으로 2009년 중국 타임스, 2010년 바이더웨이·GS마트·GS스퀘어, 2011년에는 편의점인 CS유통까지 인수했다. 2007년 이후 국내외에서 15개가 넘는 M&A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쇼핑 재무 건정성에 대한 우려 표명하고 있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차입금 탓이다. 실제 M&A 전문가들은 하이마트·웅진코웨이·전자랜드 가운데 1개 업체만 인수해도 차입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단순 현금성 자산은 작년 연말 기준 1조3000억원이다. 현재 웅진코웨이 매각 가격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으면 1조5000억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수 금액이 1조원이 넘는 하이마트와 최근 매물로 나온 전자랜드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최대 3조원까지 불어난다. 이는 작년 롯데쇼핑 순이익에 3배에 달하는 액수다.
현재 롯데쇼핑 차입금 규모는 4조2000억원이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72.9%·20.5% 수준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차입금 증가 속도는 급속히 증가하며 지난 2010년 말 1조9000억원대에서 1년 동안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추가 차입 없이 롯데가 1조원이 넘는 하이마트나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업 규모 확장을 위해 차입금까지 늘려가며 M&A에 참가하는 것은 그룹의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업체들이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현재 다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차입금에 대한 검토는 인수가 결정 난 뒤 고려할 문제"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