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커피 가격 "업체별로 천차만별"

2012-05-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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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 메뉴 1700원까지 차이…인상 요인 고려해도 현실성 낮아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으로 '커피 가격'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3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품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이번에는 '담합·우월적 지위 남용'이라는 의혹까지 받게 됐다.

8일 본지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커피전문점 20여곳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가격을 직접 조사한 결과, 업체별로 동일 제품 가격이 최대 60%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커피전문점에서 판매 중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대략 2500~4000원 수준이다. 미국산 원두 10g의 수입원가가 130원인 점을 감안하면 업체별로 20~3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메리카노의 경우 업체별로 최대 1000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이 적정 마진을 위해 가격을 임의로 책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가격은 각각 3900원과 4400원, 커피빈은 4000원·4500원, 이디야커피는 2500원·2800원이다. 커피빈과 이디야커피의 가격 차이는 무려 62%에 달했다. 가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을 뿐 아니라 가격 인상과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았다.

가격 인상도 제멋대로다.

스타벅스는 지난 7일 55개 품목의 가격을 조정했다. 일부 품목은 가격을 동결했지만 가장 수요가 많은 '카페 아메리카노·카페 라테·카라멜 마키아토' 등 32개 품목은 300원씩 인상했다. 회사 측은 원자잿값 인상과 인건비·임대료 등 각종 운영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스타벅스가 지난 수년간 업계 최고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해왔는데 또다시 가격 인상을 거론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가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 외국계 기업의 모럴해저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나섰다. 김동수 위원장은 지난 7일 카피전문점의 가격 인상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오는 6~7월쯤에 업체별 커피 가격 비교 정보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 과정에서 담합이나 우월적 지위 남용 같은 불공정행위가 적발되면 엄단하겠다는 경고다.

하지만 업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실제 커피전문점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전문점들이 당분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솔직히 후발 업체들은 공정위원장의 발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적발되더라도 공정위의 처벌이 1~2위 업체에 집중되기 때문에 3위 이하 업체들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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