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의 시그너스CC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월 50명의 회원이 입회금 반환요청을 하는 것은 예사입니다.”(회원권거래소 관계자)
“입회금 반환을 요청하는 회원들이 줄지어 있어요. 골프측으로서는 한꺼번에 내줄 수 없으므로 순차적으로 정산하고 있는데 뒤순번에 있는 분들은 불만이 많지요.”(골프장 담당자)
국내 회원제골프장의 입회금(예수보증금) 반환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초고가 명문골프장, 반환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신설 골프장, 개장한지 10년 이상된 서울근교의 중저가 골프장을 제외한 충청·강원권 신설골프장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5월 대란설’과 함께 1990년대 줄도산한 일본 회원제골프장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충북 충주의 시그너스CC는 지난해 하반기 입회금 반환시기가 도래하면서 회원들(총 300여명)로부터 반환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 골프장은 1995년 남강CC로 개장했다가 2001년 창신섬유가 인수하면서 시그너스CC로 개명한 곳. 신·구 회원권 가격은 5000만∼9000만원이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하루 1∼2계좌씩 꾸준히 반환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월 50계좌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액수는 밝히지 않았으나 월 25억∼45억원에 달하는 큰 돈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조사한 2010년 전국 회원제골프장의 연평균 매출액은 149억2300만원이다. 시그너스CC의 경우 한 해 반환액이 연매출액을 훨씬 상회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정은 2006∼2007년에 개장한 윈체스트 에덴블루 아트밸리 동원썬밸리 상떼힐CC도 마찬가지다. 2007년 5월 개장한 윈체스트CC는 다음달이 반환시기다. 이곳은 당시 계좌당 8억원에 창립회원 120명을 모집했다. 현재 시세는 분양가에 못미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회원들이 반환요청을 할 수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회원제골프장에서 반환시기가 도래하는 입회금 총액은 올해 2조5099억원, 내년 3조1761억원에 달한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반환시기를 ‘5년 이하’나 ‘원하는 때’로 정한 곳도 있다. 2008년 개장한 센테리움CC(충북 충주)는 지난해 이미 약 300억원(약 100계좌)을 회원들에게 돌려주었다. 이 골프장은 ‘정원 기준’으로 분양승인을 받아 그나마 수월하게 반환해줄 수 있었다. 골프장 건설투자비는 1300억원선이었으나 회원권은 1800억원어치나 분양했기 때문에 그 차액으로 반환한 것. 그러나 오는 가을 무기명 회원권 등의 만기가 돌아온다. 그 액수는 약 800억원수준이다. 회원들이 한꺼번에 반환요청을 할 경우 모기업인 중견건설업체 금강종합건설이 이 돈을 감당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지난해 문을 연 남춘천CC는 2010년 5월 ‘싱글회원’ 분양(분양가 1억5000만원) 당시 ‘2년후 입회금 반환’ 조건을 달았다.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서 그랬다. 그 조건이 오히려 골프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명의개서가 여의치 않은데다 시중에서 거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이미 많은 회원이 반환요청을 한 상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