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신용융자 거래가 5조2392억원으로 연초 대비 7981억원 증가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몰아닥친 지난해 8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어느새 재정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거래가 3조4399억원으로 지난 9월 26일 이후 가장 많았고, 코스닥시장은 1조7993억원으로 지난 6일 최고치에서 소폭 내려간 상태다.
신용융자 거래는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으로, 추가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한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장이 형성되는 분위기를 틈타 개인들이 추가 매수 자금, 즉 대기성 자금으로 신용융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2050선까지 오른 코스피에 대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대기 자금을 유입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용융자 거래는 현금투자와 달리 위험 노출도가 높은 편이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활용하기 때문에 주가 등락에 따른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 들어서도 신용융자 거래가 자칫 '투기'를 조장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며 신용융자 거래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신용융자 거래는 특히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해 반대매매를 당할 우려가 존재한다. 신용융자 거래로 매입한 주식 평가액(담보유지비율)이 시세변동으로 인해 140% 미만일 때는 추가로 담보금을 내야 하거나 증권사에 의해 강제로 매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8월에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로 인한 피해자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사실상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이번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용융자라는 게 주로 개인 고객 위주여서 위험 요소가 높다"면서 "단기간 수익 창출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은 될 수 있지만 주가 등락에 따른 위험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자제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