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필수설비 이용 갈등 확산

2012-03-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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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통신 필수설비 이용을 둘러싼 사업자간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은 7일 KT 필수설비 운영조직을 구조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 3사는 의견서에서 방통위 고시 개정을 통한 설비제공제도 개선만으로는 필수설비 제공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구조분리를 통해 별도 회사가 생존을 위해 임대에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KT 필수설비 구조 분리" 의견서 제출

방통위 개정 고시는 필수 설비로 제공해야 하는 관로의 요건을 확대하고 광케이블도 3년이내 구축한 설비를 제외하고는 제공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3사는 고시가 개정돼도 KT가 필수설비 임대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3사는 KT가 2014년까지 개방을 약속했던 7만8200개 관로를 지난해 말까지 325개만 제공하면서 합병 인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사들은 KT가 관로와 광케이블 등 필수설비를 90% 가량 보유하면서 제공 요청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수도권의 도심 지역에서 한국전력의 전신주를 이용하거나 자체적으로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KT의 경우 지하화된 설비의 비율이 80%가 넘지만 경쟁사들은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신설비에 최적화된 KT의 지하 설비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차선으로 한전 전신주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 KT "재벌 특혜, 투자는 않고 수익만 노린다"

KT 필수설비 이용 사업자들은 지방의 망 구축을 위해 KT의 관로를 쓰고 싶어한다.

투자 대비 수익을 따져볼 때 KT의 관로를 이용하면 지방에서도 투자할 여지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KT는 자사가 구축한 설비에 무임승차를 하려 하고 있으며 이용 대가도 너무 싸다고 주장한다.

투자도 하지 않고 자사 관로를 싸게 빌려 수익만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각사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도 시장의 경쟁이 살아 있는 증거가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미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돼 있는데도 고시를 개정하는 것은 SK와 LG에 대한 재벌 특혜라는 지적도 내놨다.

중앙전파관리소의 현장점검 결과에 대해서도 졸속 검증이었다며 반대하고 있다.

투자 계획을 감안한 여유분도 필요해 제공 가능한 필수설비가 한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 방통위 "구조분리는 과도, 고시 개정 4월 이뤄질 것"

방통위는 구조분리는 과도한 조치로 고시 개정을 통해 설비 제공 범위를 보다 명확히 했고 의무 제공 사업자는 애초부터 점유율과 무관한 것으로 별도로 지정하게 돼 있다는 입장이다.

지방에서 모든 사업자들이 관로를 설치할 필요 없이 KT 관로를 빌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고시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 검증 결과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사업자들도 참여한 기술검증전담반이 한달간 내놓은 것으로 국내외 논문을 참고해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등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9일 공청회가 다시 무산되더라도 4월까지 고시 개정을 강행할 계획"이라면서 "재벌 특혜가 아니라 통신설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 뿐만 아니라 지역케이블방송협회나 온세통신 등 다른 사업자들도 고시 개정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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