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투자와 인력 채용을 통해 하이닉스의 재도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2일 SK에 따르면 임시주총 이후 하이닉스 일부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SK 고위관계자는 "대규모 인사이동 계획은 없지만, 필요할 때마다 일부 임원급만 이동할 계획"이라며 "SK 기업문화를 전파하는 작업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호 SK텔레콤 사장과 박상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우선 하이닉스에 참여한다. 이들은 인수과정에서 공동실사 단장을 맡았다. 김 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을, 박 사장은 연구개발 총괄을 각각 담당한다.
SK 주요 임원들은 '파견'이 아니라 '이직' 형태로 하이닉스 경영에 참여한다.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경영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13일 임시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최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경우 투자 규모도 조정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올해 4조2000억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20% 가량 투자를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5조원 안팎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 측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더 늘릴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자금을 더 투입해 공격적으로 사세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낸드플래시 부문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예상된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다.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아래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 인수 이후 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투자로 낸드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부문도 강화될 전망이어서 하이닉스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고위층에서 연구개발 경험이 풍부한 핵심 인재 영입을 위해 직접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