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북한, 대북차관 11억弗 회수 불투명

2011-12-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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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정권이 극도의 혼란기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북한에 제공한 차관의 회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내년 6월부터 상환이 시작되지만 제대로 회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일 통일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북한에 제공된 차관 중 일부의 거치기간이 올해로 종료돼 내년부터 상환이 시작된다.

정부가 지원한 각종 차관은 10억8882만 달러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식량지원 차관 8억7532만 달러, 철도·도로 자재장비 차관 1억3350만 달러, 경공업 원자재 차관 8000만 달러 등이다.

차관 계약은 30년 만기(10년 거치 후 20년 분할 상환), 연이율 1%의 조건으로 체결됐다.

이 가운데 식량지원 차관 일부의 거치기간이 끝나 내년 6월 상환 만기가 도래한다. 금액은 583만 달러 가량이다.

내년 이후 매년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차관을 회수해야 한다.

그러나 회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아직까지 회복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정일 사망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까지 터지면서 남북 관계 경색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일부 관계자도 “현 시점에서 북한의 상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현물 상환도 가능하지만 일단 남북 대화 창구를 다시 여는 것이 급선무”라고 토로했다.

차관을 제공하면서 남북이 합의한 내용에도 상환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에 제공한 차관은 대부분 인도적 차원의 지원으로 강한 어조로 상환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제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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