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과로로 급사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휩싸였다. 코스피는 19일 오후 12시 46분 현재 83.07포인트(4.51%) 내린 1756.89를, 코스닥은 42.86포인트(8.49%) 폭락한 461.72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1원(1.81%) 급등한 1179.60원을 기록 중이다.
◆ 김정일, 현지지도차 이동 중 열차서 사망
이날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8시 30분 현지지도차 이동 중 열차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오전 중 북한 당국이 12시 특별방송을 예고해 중대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일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타전되자 코스피는 단숨에 하락폭을 4%대로 늘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분만에 5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2933억원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26억원과 416억원 순매도세다. 프로그램은 2971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모두가 내리고 있으며 업종별로도 전부가 북한 악재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64% 내린 10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현대차, POSCO, 현대모비스, LG화학 등도 2~5% 이상 빠지고 있다.
상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한 58개 종목이 오르고 있으며 하한가 9개 종목을 포함한 826개 종목이 내리고 있다.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오락·문화 업종이 7% 이상 급락한 것을 포함해 전 업종이 예외없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 환율 21원 급등
원·달러 환율은 오후 12시 46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보다 21.0원 급등한 1179.6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초 벨기에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식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12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 보도로 단박에 20원 이상 치솟았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달러를 대거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에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더해져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며 "다만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 환율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180원 상향 진입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을 맞아 거래가 한산하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있어 1170원대 후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 급등이 단기 유동성 문제와 연결되면 1200원대 위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