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도심 살상극‥5명 사망 120여명 부상

2011-12-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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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남동부 리에주 시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30대 남자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는 무차별 살상극을 벌여 영유아와 10대 등 최소 5명이 숨지고,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120여명이 다쳤다. 

범인은 현장 부근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며 테러나 조직범죄는 아닌 것으로 일단 파악되고 있다. 

뉴스통신사 벨가와 공영방송 VRT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께 총기소지 전과자 노르딘 암라니(33)가 리에주 도심 생랑베르광장 버스정류장에서 갑자기 사람들을 향해 수류탄 3발을 던지고 총을 쏘아댔다.

이로 인해 15세 소년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으며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진 17세 소녀와 75세 노인, 생후 17개월 여아도 끝내 이날 숨졌다.
수사 당국의 부상자 집계는 현재까지 123명이다. 

생랑베르 광장 인근은 벨기에 프랑스어권 주도인 리에주 시의 번화가로 마침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려 광장이 인파로 붐벼 인명 피해가 컸다.

목격자들은 버스정류장 쪽에서 폭발음이 3차례 잇따라 난 뒤 한 남자가 총을 쏘아댔으며 여러 사람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후 광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숨을 곳을 찾는 등 공포에 떨었다.
VRT 방송은 겁에 질린 시민들이 이리저리 피신하는 등 광장 일대가 공황상태에 빠진 모습을 방영했다. 

범인 암라니는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리 위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리에주 검찰 관계자는 암라니가 자살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는 범인이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암라니는 이날 집에서 배낭에 수류탄과 공격용 장총 등을 넣은 채 나와 도심으로 걸어갔으며 광장 버스정류장 앞에서 배낭의 수류탄을 꺼내 터뜨리고 총을 쐈다.

그의 배낭 속에는 사용되지 않은 수류탄이 여러 발 남아 있었다.
경찰은 현재 범인이 암라니 1명이며 테러나 조직범죄단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총기와 마약, 성폭행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으며 이날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현지 RTL TV방송에 따르면 암라니는 과거 약 20 차례 범죄 조사를 받았으며, 특히 지난 2007년 경찰이 로켓포와 AK-47 소총, 연사식 산탄총 등 무기 총 9천500점을 단속한 사건과 관련해 이듬해 약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10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날 범행의 암라니 단독 소행 여부와 배경 등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일부 현지 매체는 남자 3명으로 이뤄진 일당이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사건 발생 1시간 여 뒤 리에주 시내 다른 지역에서 잇따라 총성이 나 일당 중 1명이 도주 중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번 사건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나중에 정정했다. 

엘리오 디 뤼포 총리는 이날 오후 리에주를 긴급 방문해 현지 당국자들과 사건 수습책 등을 논의했다. 

알베르 2세 국왕 부부도 이날 저녁 리에주를 찾아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사건 직후 도심 전역의 통행이 차단되고 대중교통수단도 운행이 중단됐으며, 거의 모든 상점들이 철시해 번화가 생랑베르광장 일대는 연말연시임에도 어둠의 거리로 변했다. 

범인 암라니의 주소지 인근도 접근이 봉쇄됐다.
그는 범행 현장에서 가까운 곳의 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웃 주민 요한 뷔론은 "그는 조용한 사람으로, 아파트 입구에서 마주칠 때마다 친절하게 '안녕하세요'라고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며 "내 기억이 맞다면 용접기사로 일했던 것 같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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