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조광래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 = 아주경제 이형석 기자]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조광래 전(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일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기술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 해임을 통보받은 조광래 전(前) 감독이 9일 오후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에는 조광래 감독 외에도 박태하 수석코치, 서정원 코치, 가마 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가 함게 참석했다.
또한 "한국 축구의 '선진화'를 목표로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 추진했다.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일부 내부적 갈등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힘들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면 미래를 갖기 어렵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갈등과 어려움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을 향한 당부와 조언도 전했다. 조 전 감독은 "기술위원장은 단순히 감독의 선임-해임에만 신경 쓰는 곳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100년 대계를 이끌어야 하는 곳"이라며 "기술위원회는 외부 간섭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술위원회가 얼마나 독자적인 결과를 내놨는지 의문이 든다.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는 존재가 된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어둡다. 앞으로 황보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강단있게 독립적으로 기술위원회를 운영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조중연 회장이 9일 언급한 코칭스태프간 불화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내가 그만둔 것 보다 한국 축구가 행정적인 부분이 발전되야 기술적인 부분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조 회장을 비롯 축구협회 모든 분들이 감독에게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차기 감독과 한국 축구를 위해 행정적 문제는 분명히 해결해야 한다"는 사항을 거듭 강조했다.
▲9일 오후 2시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조광래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 이형석 기자] |
한편 조 전 감독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이후 대표팀을 지휘했지만 1년 5개월 만에 '경질'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조 감독 경질 소식이 7일 밤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대한축구협회는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김진국 협회 전무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서울 축구회관 대회의실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감독 경질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황 위원장은 "전날 조광래 감독을 만나 사임을 권유했다"며 "그동안 대표팀의 경기력과 대표팀 운영을 볼 때, 최종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가기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언급했다.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 감독까지 전체적으로 검토를 하겠다. 12월 중에는 마무리 지을 생각"이라며 "백지화 상태에서 시작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경질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물론 상당수 전문가도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제대로 된 절차가 아닌, 회장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취한 경질이란 점이 알려지자 축구협회를 옹호하는 쪽의 견해는 힘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