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 폭은 예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는 계열사별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수시로 경영진을 바꾼 만큼 교체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 주요 계열사 실적이 양호한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6일 삼성그룹 측에 따르면 연말 임원 정기인사는 이르면 7일, 늦어도 8일에는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5일이나 6일로 예상됐던 사장단 인사가 늦어진 것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조직개편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관심을 모았던 3세 경영인에 대한 승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달 초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을 승진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인물은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 사장,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다.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총괄해온 권 사장이 승진할 경우 최지성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된다. 박 사장 또한 올해 삼성생명을 맡아 영업기반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대선·총선을 염두에 두면서 기획통으로 알려진 장 사장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계열사는 상대적으로 큰 인사 폭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모두 2008년 취임해 여타 계열사 사장단에 비해 재임기간이 긴 편이다.
이 회장이 강조해온 여성 CEO 발탁인사나 해외파 약진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첫 여성 부사장인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이 가장 유력한 여성 CEO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해마다 사장단 평균연령이 낮아져온 추세 또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 사장단 평균연령은 2009년 57.9세, 2010년에는 55.8세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