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사장은 현지시각으로 16일 저녁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리는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애플사의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한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될 이날 추도식은 실리콘 밸리의 유명 인사들과 잡스의 일부 지인들만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스티브 잡스의 생전에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을 이어왔고, CEO인 팀 쿡과도 교류를 이어와 이번 추도식에 초청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도식 초청객들은 잡스의 미망인인 로렌 파월이 설립한 자선단체인 '에머슨 컬렉티브'에서 주관해 초청자에게 이메일로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 고 스티브 잡스는 이 사장의 조부인 이병철 삼성 창업자와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도 만난 인연이 있지만, 이재용 사장과 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특허 소송으로 갈등이 최고조인 시점에 애플이 이 사장을 직접 초청한 만큼, 추도식 이후 양사 최고 경영진 간 별도의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사장과 팀 쿡의 이번 회동 결과에 따라 극단으로 치닫던 양사간 특허 전쟁에서 새로운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서 지난 14일 "애플이 제1거래선이기 때문에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초강경 대응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애플은 소송 초기 양상은 자사에 유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이 통신 분야에서 막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반격이 본격화되면 피해가 만만치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애플의 주주와 투자자들 중에는 이 같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오랜 기간 경쟁 상대이면서도 협력자였던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과 애플의 팀 쿡이 새로운 공생의 해법을 찾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지난 14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지금 같이 해서는 안 되겠다.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앞을 보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 추도식 참석 후 이재용 사장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귀국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