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샹은 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허들 110m 결승에서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의 손과 충돌하는 바람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나중에 이런 상황이 영상 분석을 거친 뒤 로블레스가 규정 위반에 따라 실격당하면서 3위에서 2위로 승격됐다.
류샹은 “경기는 경기일 뿐이고 경기장 밖에서는 로블레스와 친한 친구”라며 “나는 무조건 즐겁게 경쟁하는 것이 좋은데 이번 상황은 안타깝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체 접촉 등) 이런 상황이 있을 줄은 몰랐지만 거의 마지막까지 뛰면서 로블레스를 이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억울하게 놓친 만큼 재경기를 하고 싶은지를 묻는 말에는 “다시 경기를 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공평하지 않다”며 “나에게 경기는 즐거워야 하는 것이기에 다시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류샹은 자신의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만족한다”며 “끝까지 달려봐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잘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로블레스를 만나면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과거는 잊고 “친구야, 안녕”이라고 인사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샹은 경기가 끝난 뒤 로블레스와 한 방에서 대화를 하다가 실격 소식을 전해 듣고 직접 알려줬다고 했다.
은메달리스트에서 금메달리스트로 승격된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결과”라며 “로블레스만큼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실격을 당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정은 준수해야 한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어 은메달로도 만족하려고 했는데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고, 모든 선수들이 문제가 없이 깔끔하게 뛰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리처드슨은 “행운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됐지만 우승자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며 “아직도 금메달을 딴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