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성폭행 미수 혐의는 '음모론'?

2011-05-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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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彿 대선 출마 선언 앞둬"…"IMF에 타격 입히려"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총재가 최근 미국에서 성폭행 미수로 기소되자 프랑스 정가 안팎에서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는 이번 성(性) 스캔들이 스트로스-칸의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터진것에 주목한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앙리 드랭쿠르 국제협력담당장관은 15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함정인지 아닌지 개인적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함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칸과 개인적ㆍ정치적으로 가까운 이들은 사생활을 둘러싼 언론보도 등 최근 정황을 들어 그가 누군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자문역을 지낸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는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한 곳이 프랑스 자본이 소유한 ‘소피텔’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스트로스-칸이 측근의 포르셰 승용차를 타고 있는 사진이 프랑스 언론에 유출된 지 약 1주일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함정’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 공개 후 여야의 정치적 경쟁자들과 언론은 스트로스-칸을 호사스런 생활을 영위하는 진보주의자를 일컫는 ‘샴페인 사회주의자’(champagne socialist)라며 국가정상급이 이용하는 호텔과 고급 승용차, 맞춤 양복을 입는다고 비판했다.

스트로스-칸의 약점이 ‘여자문제’라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난 2008년 스트로스-칸은 IMF 직원과 추문 및 관련한 권력 남용 혐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즉 평소 여자문제 등 약점이 있는 스트로스-칸에게 부정적인 사생활이 노출된 데 이어 목적이 불분명한 일정 중에 성폭행 혐의까지 받게 되자 누군가 그의 일정을 알고 덫을 놓았다는 일종의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야당 내 경쟁자들은 여자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스트로스-칸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여왔다.

드랭쿠르 장관도 “자동차(포르셰를 가리킴)와 고급 양복 구설수에 이어 아주 짧은 시간에 사건이 또 터졌다는 데 주목한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칸은 사회당 소속이지만 정책적으로 중도우파에 가까운 입장을 취해 프랑스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안으로 여겨질 정도여서 무난하게 야권의 간판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스트로스-칸 총재는 현재 혐의와는 상관없이 IMF내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자랑해왔다. 금융위기 당시 그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이 IMF 기금을 늘리도록 독려했고 이머징 국가들의 은행정보 수집을 강화하며 세계적인 감독자로서의 IMF 역할을 높이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내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IMF에 타격을 입히려는 국제적인 음모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파리지구 광역의원인 미셸 사반은 “스트로스-칸이 유혹에, 또 여자에 약하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들은 그 약점을 노렸다”고 말했다.

이번 성폭행 미수 사건이 무혐의로 끝난다고 해도 스트로스-칸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아탈리는 “그가 함정에 빠졌고 잘못이 없다고 해도 (대권) 후보가 될 수는 없다”며 경선 참여불가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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