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칩 기업 회사채 발행 급증 "돌격 앞으로"

2011-05-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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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000억 달러 어치 발행 50%↑<br/>자사주 매입·M&A 등 공격경영 본격화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10억 달러/1~5월 기준/출처:FT=딜로직)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금융위기 이후 현금을 축적하며 체질개선에 주력해온 미국의 블루칩 기업들이 채권시장의 러브콜 속에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 등에 투입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필립모리스와 AT&T 등 미국의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사주 매입과 M&A 등 공격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올 들어 달러화 표시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2000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40억 달러에 비해 50% 늘어난 액수다.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는 공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기업들을 통해 상당액이 자사주 매입이나 M&A에 투입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담배업체 필립모리스는 최근 10억 달러 어치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기업 AT&T는 200억 달러 규모의 브리지론(단기차입)을 도이체텔레콤의 T모바일USA를 인수하는 데 쓴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AT&T가 이를 상환하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브라이언 제닝스 모건스탠리 이사는 2006년 이후 투자적격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 이전인 2006~07년 달러화 표시 채권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의 20%가 M&A 실탄으로 쓰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08년에는 그 비율이 10~15& 수준으로 떨어졌고, 2009~10년에는 10%를 밑돌았지만 올해는 20%선을 회복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 데 따라 회사채 금리도 추락한 것이다. 일례로 회사채 금리를 추종하는 바클레이스캐피털채권지수는 지난달 4%를 웃돌다 이번주 들어 3.75% 수준으로 하락했다.

조나단 파인 골드만삭스 미 투자적격 등급 신디케이트 부문 책임자는 "많은 기업들이 금리가 여전히 낮다는 데 놀라워하고 있다"며 "장기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투자적격 등급 기업들이 1000억 달러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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