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선린외교는 대외무역을 다변화하고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은 아세안이 미국 일변도에 치우치는 것을 방지함은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 외교와 구조상 다른 중국외교를 먼저 파악해 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외교=외교부+대외연락부
한마디로 외교부와 대외연락부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국무원 산하 기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외교통상부에 속한다.
이에 반해 중국 대외연락부는 중국공산당의 대외 업무를 총책임지는 기구로 당대당(堂對堂) 대외 업무와 민간외교 등 모든 업무를 총책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당 내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의 일부로 보면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여당이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는 중국 대외연락부의 영향력에 비해 미약하다.
이는 중국외교가 우리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걸 뜻한다. 당과 공무원의 업무가 중첩돼 있다는 차이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는 중국 외교안보를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기구다. 이 두 기관의 상위에 있는 조직이다.
예를 들면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거나 북측이 연평도에 민간인을 향해 무자비한 포격을 쏟아부을 당시 중국내 협의가 이뤄질 때, 중국의 대외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곳이 바로 이 기구다.
군사·경제적 모든 영향을 검토하는 기구로 미국의 안보·통일·외교 문제를 관장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성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외교 라인과 중국 외교 라인을 단순비교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서상민 동아시아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외교는 한국의 외교부와 같은 시스템으로 접근하면 한·중외교의 근간은 절대 좁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교전에서 처절하게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내 이 두 기구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후진타오를 대신해 중국외교를 총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제 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중국 외교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잘 길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군이 연평도를 향해 17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을때 중국은 당사국인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대변인 성명을 냈다. 이 점이 대외에 중국 외교의 달라진 걸 보여 주는 것이다.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책임외교' 압박과 동맹국인 북한 행위에 대해 중국이 모른척 할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식 성명을 미국이 아닌 중국이 먼저 내 놓은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중국외교의 최전방에서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는 다이빙궈의 앞으로의 외교 행보와 한반도 정세는 어떤 그림일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라는 그림을 보여준 다이빙궈가 주변국들에 어떤 모습으로 그의 외교력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인도와의 국경문제 처리, 일본과의 전략대화 등 중국외교의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들을 다자·양자틀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처리해 나갔다.
지난해 말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은 다이빙궈 외교의 꽃으로 평가된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 ,북한의 핵개발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에서, 그리고 무역불균형, 환율문제 등 미·중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G2 시대‘를 전망해 볼 수 있을 만큼 달라진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미국이 인정하고 세계가 확인한 점에서 다이빙궈 외교의 위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과 역할이 커질수록 주변국들의 견제는 더욱 심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다이빙궈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는지 기대해 볼만 하다.
만약 이런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새대교체와 겹쳐 다이빙궈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측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교수는“다이빙궈가 정년을 훌쩍 넘었지만 후진타오 체제가 끝나는 2012년 중국공산당 18차 전대까지는 후진타오의 제일 외교안보 참모로서 그리고 중국외교의 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시진핑 체제에서도 다이빙궈의 영향력은 막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EAI 중국연구센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