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애플스토어에도 저작권을 위반한 해적판 애플리케이션이 범람하고 있어 중국 출판업계와 애플사이에 저작권 시비가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 측은 저작권 침해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구체적 대응조차 하지 않아 중국 출판업계가 애플스토어에 돌아다니는 불법 저작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중국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21세기경제보도)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출판계 유명인사이자 저명 작가인 우샤오보(吳曉波)는 최근 애플스토어에서 ‘Haiyan Chen’이라는 개발자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베스트셀러 서적 ‘격동30년(激蕩三十年)’을 1.99달러(한화 약 2100원)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 유명 출판사 모톄(磨鐵) 출판사에서 출간한 베스트셀러 ‘명나라, 그 때 그 사건’도 애플스토어에서 10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가격은 무료에서부터 1.99달러까지. 하지만 해당 출판사나 작가는 이러한 사실을 최근에야 발견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태다.
선하오보(瀋浩波) 모뎨 출판사 사장은 “최근 애플에 수 차례 불법 저작물에 관한 삭제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별 조치가 없다”며 답답해 했다.
우샤오보 작가는 "출판업계가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중국 출판업의 미래는 없다"며 출판업계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애플스토어의 저작권 침해 문제는 중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중국 베이징 유명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신경보)는 아이패드의 ‘중국어 신문잡지’애플리케이션 측에 신징바오 뉴스 콘텐츠를 허락 없이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이에 대해 60만 위안(한화 약 1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애플 애플리케이션에 소송을 처음 제기한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애플이 해외 시장에서 저작권 보호에 소홀히 하고 있는 점, 그리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중국 내 처벌 강도가 너무 낮은 점, 중국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낮은 의식이 애플스토어에 불법 저작물이 범람하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애플스토어에 범람하는 불법 저작물에 대해 애플도 어느 정도 책임은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상하이 다방(大邦) 로펌에서 지재권 업무를 담당하는 요우윈팅(遊云庭) 변호사는 “중국 출판업계에서 애플을 고소한다면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현재 애플스토어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의 심사를 거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시 수익의 30%는 애플이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애플 측에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