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지난해 4월 암 판정 후 투병 생활을 하다 6개월 전부터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손녀딸인 김은경 씨는 "할아버지께서 작년 4월 말 방광암 판정을 받으시고 투병하셨다"며 "며칠 전부터 병세가 악화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오늘 저녁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故 김인문은 2005년 8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당시 의사로부터 앞으로 걷기 힘들 것이라는 판정까지 받았으나 9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2008년 연극 '날개 없는 천사들'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 '독짓는 늙은이'의 주연 '송 노인' 역을 맡아 올해 1월까지 촬영을 마쳤다.
동국대 농업학 학사 출신인 故 김인문은 1967년 영화 '맨발의 영광'으로 데뷔했고 1968년 동양방송(TBC)의 특채 탤런트로 방송에 입문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형', '나비야 청산가자', '가시나무 꽃' 등의 드라마와 '물보라', '젊은 시계탑',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 '달마야 놀자', '재밌는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 '바람난 가족' 등의 영화에서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1990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장수 농촌드라마 KBS 1TV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정감넘치는 멋쟁이 아버지 역할인 '백구두 신사'를 연기하며 많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뇌경색 극복 후에는 장애 배우 육성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2009년 1월 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를 설립, 장애 배우들을 훈련시켰다. 그가 총괄 연출을 맡은 '날개없는 천사'에는 다운증후군, 뇌성마비 환자가 배우로 출연했다.
다음 달 SBS TV를 통해 방송될 특집극 '유쾌한 삼총사'(가제)는 그의 장애인 제자 강민휘, 길은별이 주조연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손녀딸 김씨는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되시면서 장애우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되셨다. 특히 장애 배우들을 지도하는 데 열정을 쏟아, 그들이 연기를 통해 꿈을 펼칠 수 있게 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고인은 2009년부터는 경남 마산 창신대 연극영화과 명예학과장을 맡아 학생들을 지도했다.
슬하에 2남을 두고 있으며,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