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보아오(博鰲) 포럼이 14일 ‘포용성 발전, 공통 의제와 새 도전’이라는 주제로 40여개국 의 정재계 인사 1400명이 침석한 가운데 전야제를 시작으로 중국 하이난(海南)성의 휴양지 보아오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바로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보아오 포럼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볼까 합니다.
우선 보아오는 중국 하이난성 휴양지 지명입니다. 매년 4월 이곳에서 포럼이 열려 보아오 포럼이라고 부르지요.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하자는 취지로 중국이 주도해 지난 2001년 창설된 비영리 비정부 민간기구입니다.
2002년 4월 ‘새 시대, 새 도전, 새 아시아: 아시아 경제협력과 발전’이라는 주제로 첫 총회가 열린 이래 매년 개최된 보아오 포럼은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2년 1000여명에 불과한 참가인원(내외신 기자 포함)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지난 10년 간 보아오 포럼은 규모 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지요.
보아오 포럼의 잠재력에 주목한 전 세계 다국적 기업들은 거금을 들여 공식 스폰서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볼보(중국), 상하이 GM,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호주 FMG 그룹이 현재 스폰서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의 SK 그룹도 지난 2009년부터 보아오 포럼의 공식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지요.
그러나 보아오 포럼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아시아 각국의 협력·교류의 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위한 포럼인지 아시아를 위한 포럼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은 컬럼을 통해“포럼에서 이뤄지는 대다수 토론의 경우 범아시아적인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문제에만 치우쳐 있고, 강연자 대부분도 중국 재계 인사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지요.
또한 포럼 참가자가 아시아 일부 지역에만 편중돼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동아시아 및 동남 아시아 지역 인사 위주로 구성돼, 서남 아시아나 중앙 아시아는 소외돼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시아 거대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의 정계 고위급 인사는 10년 간 단 한번도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보아오 포럼의 ‘탈 중국’ 이미지를 구축하고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해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를 이사장으로 선출하는 한편 아시아 출신이 아닌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과 장 피에르 라파랭 전프랑스 총리를 이사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죠.
특히 올해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한국·러시아·브라질·남아공·스페인·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국의 정상및 지도자들이 참석해 보아오 포럼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서방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위스의 다보스 포럼에 대적해 중국의 보아오 포럼이 과연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할 진정한 글로벌 포럼으로 거듭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