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명찬 기자) 현대캐피탈 고객 개인정보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회사 측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커가 필리핀과 브라질에 있는 서버를 통해 현대캐피탈 서버에 침투, 고객정보를 수집한 흔적을 찾아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킹 기술의 수준으로 볼 때 전문 해커가 한 명 이상 포함된 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도 공범이 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국의 경유 서버에 남은 흔적을 토대로 해커를 추적하고 있으나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줄 생각으로 일부러 다른 경유지 정보를 남겼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을 특정할 단서를 확보하고자 현대캐피탈 측과 협의해 해커가 협박 이메일에 적은 계좌로 요구한 금액보다 적은 액수의 돈을 송금했으며 범인은 이 돈 중 일부를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커가 협박 이메일로 제시한 계좌와 돈을 빼간 계좌를 추적해 단서를 확보하고 해킹 전력자를 상대로 수사하고 있으나 뚜렷한 용의자는 찾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7일 고객 42만명의 개인정보를 해킹했다는 일당으로부터 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수억원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사건 초기에는 고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일반 정보만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가 조사과정에서 대출상품인 프라임론패스 고객 1만3000여명의 비밀번호도 해킹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