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민주화 시위가 거세진 리비아, 예멘, 이란, 모로코, 바레인 등 5개국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모두 70개(하청업체 포함)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연이은 유혈 충돌이 벌어지는 등 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진행되는 리비아에 진출한 업체만 24개며 5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상황을 개선키 위해 지난달 30∼31일 예정됐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리비아 방문이 돌연 취소된 이후 보름만에 벌어진 일이라 업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 불안이 커질것이 예상되면서 ‘해외건설 수주 800억달러’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한 비중은 66%로, 총 716억 달러 중 47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총 해외건설 수주예상액을 사상최대인 800억달러로, 이중 중동지역에서만 430억달러의 목표치를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가 계속된다면 이같은 목표치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현재까지 기록한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은 33억69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254억8117만달러의 7.6%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2월까지의 중동·아프리카에서의 수주액은 211억4709만달러였지만 올해는 이에 16%에 불과한 13억2179만달러에 그쳤다.
정부 및 현지업계는 단기적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사 기성금 수령과 공정률 관리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위가 리비아 전역으로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의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장은 “아직까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단계라 섣불리 해외건설수주가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태호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관은 이날 리비아 사태 대책마련 브리핑을 통해 “17일부터 중동대책반을 운영하고, 긴급사태 발생시에는 특별수송대책도 마련하고 있다”며 “23일께 인력을 리비아 현지공관에 급파해 건설인력 및 교민보호를 전담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