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휴일인 30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포동 신포시장이 제수용품과 먹거리를 사러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
(아주경제 유은정 기자)"설 명절에 아들 손자 먹일 만두좀 빚을려고 했더니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그렇다고 명절에 포장 만두를 먹일수도 없는거고..."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인순(63세)씨의 하소연이다.
주부 김 씨는 “아무리 식구가 먹을 것이지만 장보는게 두렵다. 1근에 3000~4000원 하던 돼지 엉덩이살이 지금은 1만원으로 올랐다”며 “만두 한가지 하는데 5만~6만원 돈이니 명절음식 차리기 겁난다”고 치솟은 물가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못했다.
정육점에서 만두소에 널 돼지고기 2근을 구입한 가격은 2만원. 돼지고기 중에서도 저렴한 부위인 엉덩이살 가격이 이정도다. 1근 기준으로 삼겹살은 이미 2만원을 넘어섰으며 목살도 1만5000원을 웃도는 시세다.
만두에서 아삭이는 식감을 담당하는 ‘숙주’ 한 바구니에 얼마냐고 묻자 “3000원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말도안돼, 지난해 1000원치도 이거보다 더 많았는데 좀만 더 담아줘요”라는 김 씨의 푸념에 상인도 체념한듯 한 주먹 더 얹어준다.
“1000원에서 3000원으로 2000원 올랐는데 몰 그정도 가지고 이난리냐 할수도 있겠지만 물가는 3배 오른 것”이라며 “3000원이면 예전엔 숙주도 사고 대파도 한단 살수 있었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20~30m 떨어진 상점에 대파를 사러갔다. 대파 한단의 가격은 4500원.
“지난해 김치파동때도 이정도는 아니였는데..이젠 집에서 해먹는 것보다 식당 가서 사 먹는것이 훨씬 저렴하겠어”라며 “물가가 미쳐도 너무 미쳤다”며 한숨을 내쉬는 김 씨.
대파를 파는 상점 주인 역시 “이 가격에 팔수 밖에 없는 나도 죽겠어여, 손님들이 가격을 듣고 고개를 절래절래 짓고는 걍 가버려서..”
이 상인은 비싼가격에도 대파를 구입해줘서 고맙다며 고추 몇개를 덤으로 얹어준다.
이외에도 만두피 5개, 계란, 두부 2모, 당면을 구입하고 집으로 향하는 김 씨의 장바구니는 (비용대비) 가볍지만, 발걸음은 무거워보였다.
마지막으로 주부 김 씨가 기자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만두 재료만 구입할려고 나온거고 설 명절 음식 장만은 화요일에 할 예정인데 낼은 비용이 얼마나 들지..화요일에도 나 따라댕겨봐, 미친 물가 확실히 느끼게 해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