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요구는 한국기업들에게도 고스란히 해당되는 문제기 때문에 미국기업의 요구사항이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여지느냐에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기업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재계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확대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중국이 자국 산업을 편애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도너휴 회장은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수출 증대를 위해 공정한 기회를 확보하고자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낮은 위안화 환율로 인해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재계의 불만을 고려한 것이나,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이후 위안화가 3.5% 절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미국 재계의 타깃은 중국의 지적재산권과 무역장벽 문제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향후 3년동안 위안화환율을 20% 절상시킨다면 지난해 5000억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무역수지적자폭이 1200억달러로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미국의 제조업에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전 미국무역대표인 찰린 바르세프스키는 중국정부가 펴고 있는 ‘쯔주창신(自主創新, 중국상품 구매 장려)’정책은 폐기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미국기업의 25%가 이 정책으로 인해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에게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정부나 기관의 입찰에 자국산업에 유리한 불공정한 기준이 암암리에 제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더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자신들이 중국의 복제제품으로 인해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우드는 이미 중국측에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는 불법 DVD를 단속해 줄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은 4000명의 불법복제 혐의자를 체포하는 등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9일 후 주석과 함께 양국 경제인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면담할 예정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확대와 중국의 대미 투자 확대를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자리에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모토로라의 그렉 브라운,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 이멜트, 코카콜라의 무타르 켄트, 보잉의 짐 맥너니,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슈타인 등이 초청됐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