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조민석 판사는 19일 자동차 조립공정에 종사하다 ‘수면-각성장애’ 진단을 받은 장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씨의 주치의와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의 의학적 견해에 따르면 장씨의 수면-각성장애는 주야간 교대근무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장씨의 주치의들은 “주간 고정근무 기간에는 수면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볼 때 환자의 수면장애는 업무와의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등의 견해를 재판부에 제시한 바 있다.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 역시 “교대근무 종사자는 낮과 밤이 수시로 바뀌는 생활 속에서 생리적 리듬주기가 파괴된다”며 “장씨의 수면장애는 개인적 특성보다는 주야간 교대제 근무로 인한 생리적 반응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씨는 1997년 1월 자동차 회사에 입사해 조립공정라인에서 근무하며 주간조일때는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야간조일때는 오후 8시30분~다음날 새벽 5시30분까지 근무했고 이런 주야간 2교대 근무제는 1주일 단위로 변경됐다.
‘수면-각성장애’와 ‘수면성 무호흡’ 등의 진단을 받은 장씨는 2009년 11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으나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 원인에 의한 질병’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 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새날의 이학준 변호사는 “주ㆍ야간 교대제가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인정된 최초의 사안”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