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민은행은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 위안화 결재 직접투자 시범시행 관리방법’을 발표했다. 이로써 일정 자격을 갖춘 기업과 은행은 무역거래에서 기존의 달러 외에도 위안화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런민은행은 또한 자국 내 은행의 위안화 해외 투자를 허용하고, 위안화로 대출 이익금을 송금 받을 수 있게 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위안화 자본계정의 개방을 확대하는 획기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국기업들은 앞으로 기업설립이나 인수합병(M&A) 지분참여 등의 방식으로 해외에 기업을 설립하거나 취득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위안화를 해외에 반출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금융 관련 기구는 해외 투자기업의 증자,감자,청산 등 수입지출 업무와 관련, 은행에서 직접 위안화 자금의 송금 또는 수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런민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네이멍구(內蒙古), 상하이(上海) 등 16개 성(省)의 총 6만7359개 기업에 대해 수출할 때 위안화 결제를 허가했다.
지난 11일에는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가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 제한규정을 없애 중국인의 해외 투자 문호를 개방하는 등 ‘위안화의 세계 진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런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촉진및 달러 보유고 급증으로 인한 중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회경제연구원 장젠핑(張建平)은 "이번 조치는 위안화 자유 태환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해외투자 시 환전으로 인한 환손실을 줄일 수 있고 투자 절차도 간편해져 해외 진출이 촉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직접투자 확대 조치로 홍콩, 싱가포르 등 위안화가 가장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지역이 직접적인 수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더린(陳德霖)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는 이날 “기업과 은행의 위안화 해외 직접 투자 허용은 홍콩의 위안화 시장 발전과 위안화의 세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일부 학계에서는 위안화의 자유태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안화의 직접투자 조치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위안화로 해외투자를 희망한다 해도 상대방이 위안화 결제를 원하지 않을 경우 위안화 직접투자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