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이틀 `기름값 잡기'를 선언한 가운데, 국내 제품가격 결정구조에 대한 모니터링이 대폭 강화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4일 석유제품 특별 태스크포스(TF) 구성과 관련, "가격의 시장 비대칭성을 확인하기 위해 정유사별 가격 모니터링을 우선 강화할 예정"이라며 "정유사들이 국제 제품가격을 기준으로 유가를 결정하는 만큼, 국제제품 가격과 정유사들의 평균공급가격을 비교해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제품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휘발유값이 빠르게 오르고, 가격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더디게 반영되는지 실제로 확인해 비대칭성이 존재하면 즉시 시정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이제까지 모니터링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시장은 대체로 대칭적 성격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격을 덜 올리고, 내릴 때는 빨리 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이와 함께 제품가격 결정기준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제품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현재는 국제제품 가격이 국제유가보다 오히려 높은 상황이어서 국내 제품가격이 유가보다 더 높게 형성된다는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유사들이 제품의 절반 정도를 수출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준 교체를 강제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는데다 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국제유가를 제품가격 기준으로 강제하면 이는 사실상 과거 규제가격 고시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유사들이 원유가 기준으로 제품가격을 정했지만, 당시 국제 제품가격은 떨어지고 국내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역마진 문제가 벌어지며 현재와 같은 가격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제와서 원유가격으로 기준을 바꾸자는 것은 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고, 과거 정부 고시제로 돌아가자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에서는 기름값 문제의 유일한 해법으로 지적되는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선, 아직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2008년에 휘발유 가격이 1천948원까지 올랐을 때 유류세 인하를 논의했고, 현재로서는 정유사가 적절하게 국제제품 가격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지를 우선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