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건립위원들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유철 단국대 이사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이 대통령, 신달자 사회통합위원, 영화감독 임권택씨.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건립에 따른 전시자료 확보 문제에 대해 “내가 직접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박물관 건립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정부에서 (자료 제공을)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정부대로 도움을 주겠다. 또 민간이나 기업이 커가는 과정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협조 받아야 할 부분도 많을 것이니, 그런 부분도 함께 검토해보자”며 이 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정부는 2009년 2월 박물관 건립위원회 규정을 제정하고, 그해 4월과 5월 각각 위원회와 추진단을 공식 발족했으며, 작년 3월 건립 기본계획 발표, 5월 전시주제 설정, 10월 건축설계 사업 착수에 이어 11월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자리에서 박물관 착공에 들어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역사박물관 건립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며 특히 “오늘 만남은 박물관 사업이 전시설계 등 본격적인 추진단계에 들어가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건립위는 앞으로 박물관 전시자료 수집을 위한 범국민 기증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방침.
한 참석자는 “역사박물관의 큰 주제는 대한민국의 기적이다. 그런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다른 참석자는 “과거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 예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그리고 우리가 근·현대사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 바로 이 박물관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찬에선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피기를 기다리는 건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걸 바라는 것과 같다”던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의 지난 1951년 10월1일자 사설 내용과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 61년 10월호에 실린 정치학자 에드워드 바그너의 논문 ‘한국의 실패(Failure in Korea)’ 등이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예측’의 사례로 거론됐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바그너는 당시 논문에서 “한국은 실업률이 25%나 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00달러밖에 안 되며, 전력공급 수준은 110호의 6분의1밖에 안 되는 나라로서 절대로 경제 기적은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오찬 마무리발언에서 “이런 역사박물관은 지구상에서 우리만 만들 수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역사박물관이 돼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보러 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수고스럽겠지만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콘텐츠를 잘 찾아내 후손들에게 우리 할아버지·할머니와 부모님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일궜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부도 자료·예산 등에 있어 적극 협조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날 오찬엔 박물관 건립위원장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을 비롯해 박유철 단국대학교 이사장, 권영효 대한민국포병전우회 부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영화감독 임권택씨, 신달자 사회통합위원,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인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보정 석좌교수, 김종규 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김원 건축 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이만재 한국전자통신진흥원(ETRI) 콘텐츠연구본부 초빙연구원 등 위원들이 참석했다.
또 모철민 문화부 제1차관과 진동섭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함영준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