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최근 국제곡물시장이 가품·태풍 등의 기상이변 등으로 요동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밀 수출 중단 선언과 함께 커피, 설탕, 코코아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벙기, 카길, 루이스 드레퓌스(LDC) 4대 메이저 곡물기업은 농산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곡물시장의 목줄을 점점 조이고 있다.
곡물메이저에 의존한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미국 시카고에 민관 합동으로 한국형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한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9개 부처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기적으로는 미국 현지에 있는 중소형 곡물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공개된 기업의 지분참여(30%이상)로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같은 결정은 선진화된 국제곡물기업의 경영시스템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자금은 정부 200억원, 민간 250억원으로 총 450억원정도”라며 “이 자금으로는 1000억원이 넘는 엘리베이터 건설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450억원의 자금은 해외 곡물기업 인수합병 또는 지분 참여를 통해 경영시스템을 배우기위한 지출이 효율·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중소형 곡물기업 인수 등을 통해 단기적인 유통거점을 확보하면 곡물을 저장하고 선별ㆍ유통할 수 있는 첫 단계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산지나 수출엘리베이터 확보를 통한 유통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곡물메이저의 영향력이 적은 브라질이나 우크라이나, 연해주 등지에서 대규모 해외 식량생산기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6.7%로 OECD 31개국 중 최하위 수준인 29위이다. 정부가 계획하는‘한국판 카길’국제곡물기업은 오는 2015년까지 곡물 수입량의 14%인 200만t, 2020년까지 주요 곡물 수입량 1400만t의 30%인 약 400만t( 콩 50만t, 옥수수 250만t, 밀 100만t) 조달을 목표로 한다. 올 하반기 첫 도입물량은 콩과 옥수수 10만t을 직접수입키로 했다.
성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한국판 국제곡물기업이 설립되면 약 2조원 이상의 도입가격 인하효과와 함께 현재 27%인 식량자주권이 47%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