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13일 서울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올해 첫 회장단 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 선임문제를 논의할 방침이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날 회의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을 하지 않는다. 4대 그룹 총수 중 한명을 차기 회장을 선임하려는 기대가 여전한 전경련 측으로서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최우선 순위로 전경련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은 지난 11일 일본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기 열흘 일정으로 출국한 상태로 회의 참석이 불가능하다.
또 1999년 반도체 빅딜 이후 전경련과 거리를 두고 있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물론이고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번 회장단 회의에 불참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신년 초이다 보니 다양한 경영 일정이 있어서 (참석이) 어려우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는 올해 전경련의 주요 사업과 경제전망,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에 따른 대·중소기업 협력방안 등이 의제로 잡혀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5개월 이상 방치돼 있는 회장직을 선임 관련 논의가 핵심 사안이다.
전경련 측은 이날 회의에서 회장단 만장일치로 다시 한 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추대하거나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을 새로 추대하는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으로서는 차기 회장 선임을 공식적으로 논의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오는 2월24일 총회 이전에는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이 때문에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 회장에 선임 건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장직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 중 한 분이 차기 회장을 맡아야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내부의 일치된 생각”이라면서 “이분들이 내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의견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장단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총회 전까지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