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편으로 일본 출장 길에 오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일 김포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일본 배우기’가 계속 되고 있다. 이 회장은 11일 오전 일본 출국을 앞두고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삼성이 일본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신년을 맞아 열흘 일정으로 일본에 머무르는 이 회장은 일본 기업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여러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친구들도 만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일정에서 폭넓은 교류와 이를 통한 미래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친인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생전 매년 정초 일본을 찾아 ‘도쿄구상’을 통해 삼성의 한해 경영 밑그림을 그린 것과 같은 수순이다. 특히 이 회장은 경영복귀 이후에도 수차례 “삼성이 일본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며 “일본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아울러 다음달로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 실사단의 입국과 관련한 질문에 이 회장은 “이는 올림픽 유치위원회가 할 일로 내가 간섭할 것이 아니다”라며 “할 일도 특별히 없고...”라며 말을 흐렸다.
그간 이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음양으로 노력해왔다. 다만 이 회장의 위치와 역할이 IOC가 정한 유치업무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나오면 오히려 평창 유치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공식적인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는 것.
한편 수차례 거론되고 있는 전경련 회장 추대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확실한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삼성그룹 자체를 키우는데도 힘이 벅차다”며 “전경련까지 맡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호히 거절 의사를 비쳤다.
이 회장은 오는 13일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1961년 8월 이병철 선대회장을 중심으로 창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때문에 이 회장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측면에서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이같은 요청을 수차례 거절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