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이수경 기자) 유로화 강세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4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915억7000만 달러로 전월(2902억3000만 달러)에 비해 13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2933억48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번째 규모.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8월 2853억53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2개월 연속 증가하다,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외환당국이 달러를 대량으로 풀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년 사이에 215억8000만 달러가 늘었다. 연간 증가액은 지난 2009년(687억7000만 달러)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다시 늘어난 것은 엔화·유로화 강세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운용수익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국가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 연장을 발표한 영향 등으로 지난 한달새 3.0%(뉴욕시장 종가 기준) 상승했다. 엔화도 일본 경제지표의 개선과 수출업체의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같은 기간 3.0% 올랐다.
문한근 국제기획팀 차장은 "미국과 일본의 기본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위험회피성향이 약화되며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다"며 "외환보유액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성별로는 전월대비 76억2000만 달러 급증한 유가증권이 2679억3000만 달러(9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예치금은 189억9000만 달러(6.5%)로 전월보다 63억6000만 달러 줄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 뒤로는 SDR 35억4000만 달러(1.2%)·IMF포지션 10억2000만 달러(0.4%)·금 8000만 달러(0.03%) 등 순이었다.
한편 1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중국·일본·러시아·대만·인도에 이어 세계 6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