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올해도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안팎으로 불확실한 요인과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힘든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인 재정확대, 그리고 내수 확대라는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인플레이션, 빈부격차 심화, 산업노후화 등은 1년 내내 중국경제를 괴롭힐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결국 이를 잘 풀어나가야 하는 게 중국정부의 역할이지만, 중국정부의 정책선택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이는 지난해 12월 12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11 정책기조로 발표한 ‘지지원젠, 선선링훠(积极稳健、审慎灵活)’라는 말에서도 읽혀진다. ‘적극적이면서도 안정적이고, 신중하면서도 유연하게’라는 뜻의 이 정책방향은 재정을 확대해야 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의식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위안화환율을 올리고 싶지 않지만 국제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중국당국의 고충을 반영하고있다. 올해의 주요 현안을 짚어본다.
◆인플레이션
중국경제가 고성장을 유지하든지, 성장률이 정체되든지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내년에도 심화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달러화의 평가절하 같은 외부요인과 함께 자원 및 환경문제, 노동력 부족, 도시화 가속, 물류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원가부담은 물가를 들썩이게 하는 요인들이다.
지난해 중국은 억제목표인 3%를 훌쩍 넘는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11월의 CPI(소비자물가증가율)는 5.1%에 달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위빈(余斌) 거시경제 연구부장은 “기상난조로 국제 농산품가격 상승이 겹쳐 지난해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2011년에도 CPI상승률은 4% 안팍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식품물가가 올라 서민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고 내수부양정책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걱정거리다.
◆무역수지 적자와 성장률 저하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8%로 정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경제성장률 9%를 예상했고,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지난달 발간한 ‘2011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9%로 예측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난조가 중국 성장에 영향을 줄 전망. 무역수지 흑자폭도 2010년 보다 감소할 것이며 심지어 무역수지 적자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지속적인 국책 투자와 민간투자는 중국 성장의 주요 동력이 돼 성장률 급락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부터 시작되는 12.5규획(12차5개년계획 2011년~2015년)에 따른 신규 투자계획 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기업채산상약화와 청년실업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 10대 산업 육성 등의 경기 부양책을 통해 성장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중국 산업은 공급과잉에 처했다.
생산 과잉구조는 2011년 기업 경영여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강, 석탄화공, 시멘트 산업은 공급 과잉률 이미 30~40%선 도달했으며 평판유리도 글로벌 생산량의 70% 차지하나 여전히 증산 추세에 있다.
기업활동위축은 청년실업 문제로 이어진다. 올해 중국의 대졸 실업자는 2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촌의 유휴인력인 농민공의 일자리 문제와 도시 근로자의 일자리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위안화절상 압력
중국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10% 내외의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세계각국은 자국의 경제성장 유지 및 실업완화 차원에서 신(新)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며 그 최대 타깃은 중국이 될 것이다.
이는 중국에 대한 위안화절상 압력이 높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정부는 위안화환율이 인상되면 기업의 채산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업슨 형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요구에 맞춰 일정 수준의 절상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중국 내 수출기업들에게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과열과 출구전략
중국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 단행으로 고성장을 유지했지만 이로 인해 부동산 버블 팽창을 야기했다.
대출을 지나치게 조일 경우 투자가 감소되고 자산버블 붕괴로 인한 금융리스크가 확대되기 때문에 본격적 출구전략을 실행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또한 건설업 위축은 철강, 시멘트, 목재, 전자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거론된다.
다만 중국 부동산은 도시로의 인구유입 때문에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