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지난의 유명 호텔인 산둥호텔(山東大厦)의 1층 로비.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해 ‘크리스마스 카니발’에 참석하러 나온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였다. 홍콩의 스타들이 출연하는 크리스마스 카니발 행사의 입장료는 1인당 2400위안 정도. 40만 원이 넘는 거금이다.
왕량(王良) 지난시 상무부시장은 “중국의 내수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동부 연해 도시 투자에만 집중하지 말고 내륙 주요 도시를 위주로 한 내수 시장과 물류 열풍에 관심과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현 주(駐)칭다오총영사도 “중국은 세계 공장을 벗어나 세계의 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벌어지는 세계 명품 브랜드의 월드리그에서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여부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과 자본의 ‘패키지 진출’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둥성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산업도 종전과는 다른 녹색산업과 첨단산업 분야다. 산둥은 환경과 신재생 에너지는 물론 물류•금융•IT 분야의 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왕 부시장은 산둥성이야말로 조력•수력의 보고(寶庫)이자 태양력과 농업 바이오의 산실(産室)이라고 밝혔다. 중앙 정부가 내년부터 2015년 까지 추진하는 제12차5개년 계획에 부응해 산둥성 정부도 환경보호라는 대전제 아래 경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경제의 고도 성장을 이끌었던 상하이 중심의 창장(長江) 삼각주와 홍콩과 선전(深圳)의 주장(珠江) 삼각주가 낮은 에너지효율과 환경 오염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던 점을 감안, 산둥성 황허(黃河) 삼각주는 친환경 정책을 기초로 개발계획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해 4월 21일 “산둥성은 남색경제(藍色經濟:Blue Economy)의 요람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5일 오전 9시30분 지난시 남동쪽 윈동춘(運動村) 인근 야산. 서울로 말하자면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인근이다. 지난시청 신청사에서 불과 4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서는 휴일인데도 아파트 건설과 뉴타운 개발공사가 한창이었다.
왕량 부시장은 “지난시의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곳”이라면서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난의 내수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공략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산둥성 정부와 지난시는 지난 시청과 인접한 이 곳에 글로벌 의료단지와 국제학교, 실버타운 위주의 글로벌 건강 주거단지의 조성 계획을 세워 놓고 외국 투자 기업과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중이다.
28일 오전 11시10분 지난역을 출발한 시속 200km의 고속철 허셰(和諧)호는 웨이팡을 비롯, 3~4곳에 정차한 후 칭다오 역에 2시20분 도착했다.
앞으로 고속철 개량이 이뤄지면 이 구간 주파시간이 1시간 30분 남짓으로 단축된다는 것이 지난시 철도국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의 촉진을 위해 2012년까지 42개 노선의 여객 전용 고속철도를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8시간 이내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예컨대 베이징에서 지난시를 거쳐 상하이에 이르는 1,318km의 징후(京滬) 고속철은 2012년에 개통돼 이 구간을 5시간 이내로 연결시켜 준다.
진둥톈 칭다오 왕싱(網星)미디어 대표는 ”중국의 고속철 확충과 함께 중국 내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연해를 기반으로 내륙의 주요 도시 내수시장으로 적극 진출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 기업들은 중국 연해의 항만지역에 자족하지 않고 고속철과 고속도로의 물류망을 타고 중국 전역의 내수시장을 개척하고 승부를 거는 ‘천하주유(周遊天下)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지난•칭다오= 강소영, 최미화 기자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