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해 14일 12.46포인트(0.62%) 오른 2,009.05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은 것은 2,064.85를 나타냈던 2007년 10월 31일 이후 3년1개월여만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트래이딩 센터 코스피 지수 현황판 앞에서 한 직원이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환담하고 있다.[연합] |
14일 국내 주요 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내외적인 펀더멘털 호조로 2000선 안착 여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00선 지지를 도울 업종으로는 올 하반기 재차 힘을 얻기 시작한 정보기술(IT)과 금융(은행), 중국관련주 등을 꼽았다. 증권가는 이러한 주도주에 힘입어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내년에는 2500선도 넘볼 것으로 점쳤다.
다만 가파르게 오른 주가에 대한 휴유증과 현재 별다른 악재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추후 조정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0선 안착 vs 조정
리서치센터장들은 2000선을 돌파한 이상 증시 상승추세는 그대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입을 모았다.
올 한해 동안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대외적 악재가 상당부분 해소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도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점진적으로 강도 조절을 하고 있어 큰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달러화 약세와 신흥국 수출 호조 속에 양호한 수출입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지난 12일 기준금리 인상 대신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점진적인 긴축의지를 보였다.
게다가 내부적으론 국내 기업이익 호조 전망에 따른 기업 글로벌 경쟁력 상승이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의 원천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G2(미국·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 상승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이익규모가 사상최고치를 달성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도 매수기조를 이어가면서 증시 버팀목이 되줄 것으로 점쳤다. 현재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2007년과 달리 원화가 상당히 저평가된 국면이라는 점서 환차익을 크게 고려하는 외국인의 특성상 국내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올해 코스피에서 19조원, 이달 들어서만 1조50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다만, 단기급등 부담감과 예상치 못한 악재 출현에 따른 단기조정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그러나 상승추세 자체가 꺽이진 않을 것으로 봤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빠른 경기회복 등 기대심리에 힘입어 최근 지수가 급하게 오른 만큼,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경우 지수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코스피 1900포인트에 몰려있던 자금이 8조원대에서 현재 5조원대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오름세를 탈 경우 주식시장으로 대기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악재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며 “가격적인 부담으로 지수가 2000선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지만, 기조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선 안착 지지업종은 IT·은행
내년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IT와 은행이 우선순위로 꼽혔다. 경기회복 국면에서의 밸류에이션과 모멘텀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100만원 고지를 코앞에 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업종의 반전은 지난 11월이후 시작됐다. 2차양적완화(QE2) 이후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고조된 시점과 일치한다. 즉 미국의 모멘텀 강화가 IT반전의 키가 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맞을 내년까지도 주도주로서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IT업종은 내년 1분기와 반도체와 LCD부문 실적이 회복되면서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는 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주도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순자산비율(PER)을 기준으로 현재 은행주 밸류에이션은 2008년을 제외하면 시장대비 30% 이상으로 역사상 가장 큰 할적용받고 있다”며 “내년 은행 자산건전성 회복과 순이자마진 개선에 따른 수익성 호전 등에 따라 은행주의 과도한 저평가가 해소되면서 향후 주도주로 주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소재, 산업재 등 중국관련주의 경우는 추가 진축 우려가 남아있지만, 전반적인 중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확인돼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관련주가 미국 경기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면, 중국관련주는 중국정부의 점진적인 긴축 윤곽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 강세를 대비해 점차 매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