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병역비리 시리즈>③ ‘양파껍질’ 검은커넥션

2010-1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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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병역비리의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신의 아들로 가는 병역면제 비법은 인터넷에서 전문 브로커와의 만남을 통해 전수되면서 더욱 지능화되고 있는 것이다.
 
 병역면제라는 ‘양파’는 그것을 벗기면 벗길수록 새롭게 드러나는 ‘면제수법’에 쌓여져 있는 셈이다.
 
 연예계 병역비리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때는 2004년이다. 당시 톱스타 3인방이었던 송승헌, 장혁, 한재석이 소변검사를 위조해 ‘사구체신염’이라는 병명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이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이 프로야구 선수 등 130여명이나 됐다. 소변에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약물 등을 썩는 방법으로 만성적인 신장질환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이었다.
 
 2007년에는 산업기능요원 부실 복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업체에 거액을 주고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는 게 병역면제의 지름길이었다. 이렇게 선발된 이들은 출근도장만 찍고 업무와 관련 없는 자기 일을 했거나 복무기간을 지키지 않는 등의 각종 부정이 적발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결국 이런 이유로 가수 싸이와 젝스키스의 멤버 이재진 등은 재입대해 현역으로 복무했고, 가수 천명훈과 강현수는 공익근무를 해야만 했다.
 
 순간적으로 괄약근에 힘을 줘 군대를 면제받기도 했다. 자신의 신체를 활용한 고도의 수법의 시초다. 작곡가 쿨케이와 그룹 허니패밀리의 멤버 디기리는 커미플 과다 섭취한 후 괄약근을 조여 순간적으로 혈압을 끌어올려 4급 판정을 받아냈다. 이른바 ‘본태성 고혈압’ 진단이다. 이 신종 수법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브로커에게 금품 200만여원을 제공하고 전수받은 것이다. 결국 들통이 나 이들은 2008년 현역으로 입대했다.
 
 지난해 유명 비보이의 어깨탈구수술을 통한 병역 면제는 무릎∙디스크 수술과 함께 찬란한(?) 전통을 지닌 ‘신체 훼손’ 수법 중 하나다. 자신의 신체를 고의로 망가뜨려 병역을 감면 받는 것이다.
 
 신종 병역비리 수법의 정점은 ‘환자 바꿔치기’다. 이전 수법과는 달리 매우 단순하다. 병역브로커와 발작성 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병역기피 희망자를 모한다. 그리고 환자는 의뢰자 의료보험증을 가지고 심야에 응급실에 가 의뢰자 명의로 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는다.
 
의뢰자들은 그 대가로 금품을 건네고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한다. 밤늦은 시간 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 신원 확인에 소홀하다는 맹점을 간파한 고도의 수법이다. 인가가수 김모 씨 등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공소시효다. 날로 진화하는 병역비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선 공소시효 5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병역법 위반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난 2006년 3년에서 2년 더 늘어나긴 했지만 음성적으로 퍼진 병역비리를 잡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하소연이다.
 
 서울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수많은 첩보가 들어오지만 솔직히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공소시효”라며 “상당한 근거가 있는 첩보 중 시효가 지난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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