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신흥시장 '자산 버블' 공포 확산

2010-11-08 11:56
  • 글자크기 설정

FT, 자산거품 논란 속 해외자금 유입 이어져 일부선 '저평가' 주장…"자금 유입 10년 더"

신흥시장으로 해외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자산 거품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잇따라 신흥시장에 거품 경계령을 내리고 있지만 해외 자금 유입세는 금융위기 이전의 정점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FTSE 전세계지수 추이(출처:FT)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신흥시장 내 환율 긴장과 자산 거품 위험을 경고했고 IMF도 세계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신흥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대규모 자금이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청개구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남미 콜롬비아 증시 주요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고점을 찍었고 브라질과 인도 증시도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 추이(달러=100 대비/출처:FT) 
신흥국 주요 통화도 초강세 행진을 하고 있다. 인도 루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최근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고 태국 바트화는 달러화에 대해 13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신흥국 채권은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더딘 행보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빠른 속도로 축소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 국채 금리 추이(출처:FT) 
신흥국 달러화 표시 채권의 금리를 반영하는 JP모건 신흥시장채권지수(EMBI+)와 미 국채간 스프레드는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900베이시스포인트(bpㆍ1bp는 0.01%포인트)에 달했지만 최근 275bp까지 떨어졌다. 신흥국 채권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지면서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낙관론자들은 신흥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세가 이어지면 기대 수익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이젤 렌델 RBC캐피털마켓 선임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선진국보다 신흥국 경제가 더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며 자산을 신흥시장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나단 가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신흥국 주가는 적정수준으로, 누구도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며 "신흥국 증시는 지난 여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13배, 내년에는 11배 가량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는 최근 5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 미국 증시(14배)보다도 낮다.


'EMBI+'와 미 국채간 스프레드(275bp) 역시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146bp)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인플레이션 등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역풍이 확산되면 신흥시장도 급격한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