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고문을 통해 졸릭 총재는 1971년 금과 연계된 달러의 고정환율 시스템인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등장한 변동환율체제인 신브렌트우즈 체제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졸릭 총재는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 세계 각국의 통화들이 공동으로 연계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금이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미래의 통화가치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할 수 있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입안자들과 경제학자들은 금을 기준으로 한 고정환율제도는 경제 성장을 옥죄며 고용시장에 경제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졸릭 총재는 "경제교과서는 금을 마치 과거의 통화처럼 묘사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금은 여전히 통화자산에 대한 대안으로 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졸릭총재의 제안은 최근 일고 있는 외환시장의 환율전쟁에 대한 해결책으로 금을 외환시장의 기준으로 도입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낮춰 세계 무역불균형을 조장하고 자본시장의 왜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같은 환율공방전은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경상수지 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미국의 방안은 세계 각국의 반발에 부닺힌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내놓은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비난여론도 만만치 않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경제모델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600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Fed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며 비난하면서도 정작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는 돈을 마구 찍어내 인위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은 매우 일관성이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