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뺨 때린 마사회 부회장

2010-11-08 10:19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선국기자)"말은 상업적 도구가 아니다. 그저 사랑스런 동물이다."

지난달 28일 강봉구 한국마사회 부회장이 마사회가 주최한 어린이를 위한 '포니랜드' 행사장에서 일부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말(馬)의 뺨을 때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강 부회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말을 왜 때리느냐"고 항의하자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익명을 요구한 마사회 관계자는 "말이 힘차게 달리도록 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거나 채찍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말의 얼굴은 때리지 않는다"며 강 부회장의 돌출 행동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기자는 이 미소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말못하는 동물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었다.

이를 본 어린이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 지 모골이 송연해 진다. 마사회 부회장의 행동으로 혹시나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상처나 받지 않았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이같은 언론보도 이후 행한 마사회의 태도는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마사회는 반박자료를 통해 2중펜스로 된 구조로 설계돼 사람이 말을 만질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으로 판명났다. 사건 당시 사람들이 만질 수 있도록 펜스의 문을 분명히 열어뒀기 때문이다. 가장 큰 말이 서있었고 조금만 펜스에 다가서더라도 사람이 만지기엔 충분한 거리였다. 부회장의 임기와 직위 및 명예를 지키기위해 임직원이 뜻을 모아 거짓과 위증을 만든 셈이다.

차제에 마사회가 '말'에 대한 사랑이 아닌 상업적도구로만 여기는 행태 등도 고쳐져야 한다.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는 어린이 관람객을 생각해서라도 이토록 이해못할 자료를 내놓은 데 대해 정중히 사과를해야 마땅하다. 공교롭게도 사건 당시 말을 만졌던 모 언론매체 여기자의 사진기록 등이 기자의 스마트폰에 담겨있다.
 
김선국 기자 uses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