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교외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 여성이 나체로 분유를 타려던 남편을 '악마'로 오인, 일가족 11명이 아파트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소동끝에 젖먹이 아기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건물 발코니에서 사람들이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파리 외곽의 라베리에르 마을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손에 자상을 입은 흑인 남성과 두 명의 여아가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여아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젖먹이 여아는 결국 숨지고 2세 여아는 중상을 입었다.
부상한 가족 7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딜 파이브르 베르사유 검사보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남자의 부인이 나체로 분유를 타러 가던 남편을 '악마'로 오인해 소리를 지르면서 시작됐다.
당시 옷을 입지 않고 가족 및 친지 12명과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던 이 남자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듣자 분유를 준비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던 것.
"악마다, 악마가 나타났다"는 비명소리를 들은 부인의 자매는 이 '악마'의 손을 칼로 찔렀다.
일단 앞문으로 몸을 피했던 이 남성이 집안쪽으로 다시 들어오자 가족과 친지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3층 창 밖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이 남성도 2세 여아를 안은 채 창 밖으로 뛰어내린 후 두 블록을 기어서 이동해 수풀 속에 숨어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당시 남성은 "내 몸을 지키려고 했다"고 소리쳤다.
경찰 조사 결과 집 안에서 환각물질이나 무속 행위가 이뤄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