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24일 "사라진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선조들에 대한 후손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유홍준 교수는 이날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한국 건축과 문화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를 주제로 한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 릴레이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교수는 "옛 문화유산 복원은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경주시와 조계종 등이 복원을 요구하고 황룡사탑의 경우만 해도 4t 트럭으로 2천600대 분량의 나무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완성된 광화문 복원 작업에도 국산 금강송이 부족해 캐나다와 호주의 나무를 수입해 썼지 않느냐. 대들보감을 구하다가 결국 못 구해 캐나다산 나무를 썼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이용하는 지혜는 현대식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요즘보다도 고대인들이 더 뛰어났다"며 경주 안압지의 예를 들었다.
그는 "신라가 파티를 하다가 망했다고 역사시간에 배운 장소인 안압지는 사실은 문무대왕이 삼국전쟁을 끝낸 기념으로 만든 의미 있는 곳"이라며 "안압지는 자연의 원리를 이용해 물을 구석구석 순환시킴으로써 썩지 않게 만든 반면 요즘 우리는 모터로 강제 순환시키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목조건축물을 최고로 잘 보존하는 방법은 계속 사용하는 것"이라며 "옛 고택들이 쓰러지는 이유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들어가지 마시오' 식의 관리가 능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G20 정상회의처럼 외국귀빈들을 접대할 때 경복궁 경회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그는 제안했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